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도서의 책소개를 할 텐데 "정세랑, 역사 미스터리로 돌아오다" <보건교사 안은영>, <시선으로부터,> 정세랑이 3년 만에 역사소설, 추리소설, 설자은 시리즈로 돌아왔다. 때는 통일신라 신문왕 시대. 죽은 오빠 자은의 신분으로 유학생활을 한, 한때 미은이었던 '설자은'이 당나라에서 금성으로 돌아온다.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도서의 책소개
언제나 우리에게 놀라운 재미와 따뜻한 감동을 동시에 전해주는 작가, 정세랑이 『시선으로부터,』 이후 3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로 돌아왔다. 한번 손에 쥐면 순식간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흡인력 있는 전개와 사랑스럽고 생동감 있는 인물들, 읽는 이를 빈틈없이 감싸안는 온기 어린 시선으로 독자들의 확고한 지지를 받아온 정세랑은 자신만의 분명한 목소리를 지니면서도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작품 세계를 확장해 왔다. 이번에는 본격 명랑 역사 미스터리 소설을 선보인다.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는 정세랑이 펴내는 첫 역사소설이자 첫 추리소설, 그리고 첫 시리즈인 ‘설자은 시리즈’의 1권이다. ‘설자은 시리즈’는 통일신라시대의 수도 금성을 배경으로, 왕실의 서기로 일하는 설자은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1권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는 어린 시절 죽은 오빠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당나라로 유학을 떠난 설자은이 금성으로 돌아온 뒤, 망국 백제 출신 장인 목인곤을 식객으로 들여 함께 수수께끼 같은 사건들을 해결하다 왕의 눈에 띄어 월지에서 열린 연회에 초대되는 과정까지를 그린다. 정세랑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환상적인 세계, 당시의 모습을 눈앞에 펼쳐 보이듯 생생하게 그려낸 7세기의 먼 과거에서 매력적인 인물들이 벌이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모험담. 오래도록 독자들을 사로잡을 장대한 이야기가 여기에서 시작된다.
저자 정세랑 소개
소설가.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장편소설 『덧니가 보고 싶어』 『지구에서 한아뿐』 『이만큼 가까이』 『재인, 재욱, 재훈』 『보건교사 안은영』 『피프티 피플』 『시선으로부터,』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 『목소리를 드릴게요』, 짧은 소설집 『아라의 소설』, 산문집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등이 있다. 창비장편소설상, 한국일보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수상 : 2017년 한국일보문학상, 2017년 창비장편소설상, 2013년 창비장편소설상. 최근작 :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큰 글자도서] 재인, 재욱, 재훈 (리커버 에디션)>,<[큰 글자도서] 아라의 소설> 인터뷰 : <목소리를 드릴게요> 출간. 집안을 일으켜야 할 의무를 짊어지고 귀향하는 길 배 위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설자은은 망국인 백제 출신 목인곤과 패를 이루어 이 사건을 해결하며 점차 가장 깊은 금성, 왕궁을 향해 나아가게 되는데. 호수에 비친 황금빛 궁궐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드넓은 소설적 공간을 누비는 활달한 이야기는 마음을 실어 좋아하고 싶은 인물들의 활약과 함께 시원시원하게 뻗어나간다. '잘 보관한 멥쌀처럼 습기가 없는', '데면데면한' 설자은의 캐릭터와 '바다에서 미끄러운 것을 주웠구나' 설자은을 탄식케 하는 식객 목인곤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개성적인 인물들이 활보하며 미혹을 걷어내고 사건을 바로 보기 위해 노력한다. 아름답고 서러운 길쌈 대회를 하는 여인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이야기와 함께 계속될 금성 여행을 기대하며 첫 권을 권한다. <설자은, 불꽃을 쫓다>와 <설자은, 호랑이 등에 올라타다>가 독자를 만날 예정이다.
발췌문
“금성은 어떤 곳입니까?” 젊은 선원은 가보지 못한 모양이었다. 금성, 서라벌, 왕경 뭐라고 부르든 태어난 곳을 떠 올 리 것만으로도 자은 안에 차오르는 것이 있었다. “또 없는 곳이오. 어딜 가도 금성 같은 곳은 없을 테요. 어느 방향으로 서도 금과 유리와 다른 귀한 것들로 조각한 땅 같지요.” 낭도였나, 낭도가 아니었나. 다섯째인가, 여섯째인가. 자은인가, 미은인가. 이름을 얻은 걸까, 빼앗긴 걸까.「갑시다, 금성으로」 차갑게 식은 장신구 상인이 발견된 것은 해가 떠오르며 안개가 걷힌 직후였다. 앞쪽 갑판에 쓰러져 있는 그의 목둘레에는 목이 졸린 흔적이 짙게 남아 있었다. 시신을 둘러싸고 선 사람들은 죽은 자를 아연히 내려다보며 같은 생각을 했다. 죽인 자는 태연한 얼굴로 우리와 함께 서 있을 것이다 “여자들은 어디 있소?”자은의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선장이 사람을 갑판 아래로 내려보냈다. 그런데 돌아온 이는 혼자였다. “여자들이 없는데요.”“그 자리에 없다는 거요, 아예 이 배에 없다는 거요?”급히 수색을 했지만 여자들은 흔적도 없었다. 남자를 죽이고 여자들은 밤바다에 던져버린 것인가? 머릿속에서 피가 다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전쟁을 겪고, 이 나이가 되고 보니 덕이 있는 사람도 평온치 못한 죽음을 맞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승에는 중생이 이해할 만한 저울 같은 게 없지요. 삼도천을 건너면 그런 게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렇다 해도 독군님은 이렇게 가시면 안 됩니다. 독군님이 우리를 이끌고 그 어려운 길을 걸어오셨는데 노환도 아니고 병환도 아니고 비겁하고 사악한 살煞에 돌아가시다니요 도무지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옳은 일만 찾아오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이렇게까지 비틀린 일은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한 명쯤은 기억하고 있어도 좋을 뻔했어.”인곤이 혼잣말처럼 말했다. “무엇을?”“이 융성한 날들을 위해 누가 죽어야 했는지. 어떤 싸움을 했는지. 한 명쯤은 계속 곱씹고 있어도, 사로잡혀 있어도 좋지 않았겠는가? 천년왕국을 고대하며, 그것이 무엇 위에 세워지는지 이 흥청망청한 거리는 다 잊은 것 같군.”“천년이라 이다음 천년이라.”자은은 사람들이 잊고 잊고 또 잊는다 해도 이 활기와 온기로 가득한 거리 위로 어둠이 드리워지지 않기를 기원했다. 누구에게 기원하는지도 정하지 않은 채.